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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을 이기는 기술의 힘.. 하드웨어 강자 (주)코리아정보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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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술창업 기업13]

부산CBS는 부산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는 요즘, 기술창업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유망 기업에서 부산경제의 비전을 찾는 연속보도를 마련하고 있다. 오늘은 지역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원천기술과 혁신으로 무장, 컴퓨터 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지키고 있는 IT 기업을 소개한다.[편집자주]

(주)코리아정보통신이 생산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장비들 (사진 = 강동수 기자)

 

◇부산 IT 산업, 하드웨어 기업의 자존심 (주)코리아정보통신

부산의 노후 공업단지인 금사공업지역. 전통 제조기업이 즐비한 이 곳에 부산 IT 분야에서 손꼽히는 하드웨어 기업 (주)코리아정보통신이 자리잡고 있다.

회사가 주력하는 분야는 터치스크린에 기반한 컴퓨터 디스플레이 장비다. 상업용 올인원PC '뷰라이프'와 산업용 모니터 장비 '인디스' 등 자체 브랜드 제품을 비롯해, 터치 모니터와 키오스크·AV모니터·멀티비전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장비를 고객 취향과 용도에 따라 주문자 맞춤형으로 생산한다. 공장 생산설비에 부착된 모니터에서부터 병원이나 식당· 쇼핑점·당구장·스크린골프장 등 상업시설에서 사용하는 가지각색의 터치스크린과 모니터를 생산하고 있다.

해당 분야는 대기업과 중소·영세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레드오션이 된지 오래다. 코리아정보통신은 이 치열한 무한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다소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 기업이다. 중소업체들간 경쟁에서 가격 싸움에 밀리지 않으면서, 쟁쟁한 대기업 앞에서도 제품 수준과 기술력을 놓고 결코 주눅들지 않는다. 품질과 비용 모두를 만족시키는 가성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며 살벌한 레드오션 시장에서 남다른 영역을 구축한 셈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만큼은 이미 업계에 정평이 나있고, 전체 매출의 80% 가까이를 수도권에서 올릴 정도로 부산을 넘어선 전국구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한 대기업이 가구용 거울을 겸해 TV나 컴퓨터로 사용할 수 있는 특수모니터 제품 제작을 의뢰하기 위해 서울·경기지역 업체를 석달여 동안 수소문했지만 끝내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부산까지 코리아정보통신을 찾아와 일을 맡긴 일화는 이 회사의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코리아정보통신은 2014년 부산시로부터 신기술혁신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 부산상공회의소 우수기술개발 표창 , 벤처기업인의 날 중소기업청장 표창, 2017년 부산 전략산업 선도기업 인증을 받는 등 부산 IT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술력과 혁신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코리아정보통신이 제작한 거울로 변하는 가구용 컴퓨터 모니터 (사진 = 강동수 기자)

 

◇"팔지 않았을 뿐, 못파는게 아니다" 대기업 두려워 않는 IT업계의 다윗

지난 2000년 창업해 업력 20년의 노하우를 축적한 코리아정보통신은 대기업이 장악한 디스플레이 시장의 틈바구니 속에서 '산업용 특수 모니터' 분야 만큼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패권을 쥐고 있다고 자부한다.

(주)코리아정보통신이 제작한 산업용 제품 (사진 = 강동수 기자)

 

회사가 가장 주력해온 산업용 특수모니터는 빛 반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고휘도 기술'이 필요한 특별한 제품이다. 형태와 규격이 매우 다양해 다품종 소량생산형 소비 특성이 강하다. 특히 20인치 패널 등 일부 제품은 제조공정이 매우 까다로워 대량생산체제를 운영하는 대기업들이 접근하지 않는 틈새시장이었다.

중소기업을 위한 시장이라고는 하지만 원천기술 없이 단순히 부품을 조립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코리아정보통신은 휴대폰 터치와 같은 정전식 외에도 압력식과 적외선 방식 등 산업용 모니터에 필요한 다양한 터치 기술을 자체 보유하고 있다. 셀을 붙이고 잘라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패널을 만드는 가공기술까지 갖고 있다. 원자재와 부자재를 원천기술과 자체설비로 생산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 우위로 업계 수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국 당구장에 들어가는 점수 계산용 터치 모니터의 패널과 부품들은 완제품 제조사만 다를뿐 OEM 방식으로 100% 코리아정보통신이 공급하고 있다. 공공시설에 설치된 멀티비전이나 각종 전자정보단말기들도 상당수가 이 회사 제품이다. 그동안 직접 영업 대신 중계유통상인인 전국 800개 딜러망을 활용하고, OEM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해 일반인들에게만 생소할 뿐 업계에서의 인지도는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최근들어 코리아정보통신은 특수모니터 분야에서 다진 전문성과 경쟁력을 발판으로 일체형 컴퓨터와 각종 컴퓨터 부품, 주변기기 시장까지 진출하며 대기업과의 정면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코리아정보통신 김영식 대표는 "모니터와 본체가 하나로 결합된 일체형 컴퓨터는 대기업 제품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다"면서 "우리도 칩셋 기술을 갖고 있고, 메모리나 메인보드· SSD 등 핵심부품 제조 기술로 직접 생산도 하고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대기업의 시장 잠식을 우려하는 여느 중소기업과 달리, 상업용 모니터와 컴퓨터 부품 판매를 본격화한 올해 코리아정보통신은 오히려 대기업 시장을 잠식해 부산공장 매출을 지난해의 3배 수준으로 급성장시키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주)코리아정보통신 김영식 대표 (사진 = 강동수 기자)

 


◇ X-터치와 웨어러블 밴드 터치.. "흉내내지 못하는 기술로 승부하라"

코리아정보통신은 지난 2000년 컴퓨터 모니터 제작과 본체 수리 기술로 사업을 시작했다. '브라운관'이라고 부르던 CRT모니터로 시작해,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2001년부터 자체 기술로 LCD 모니터를 제작해 큰 성공을 거뒀다. 2005년에는 중국시장에 진출해 수출과 현지법인 법인 설립 등으로 외연을 크게 확장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경쟁사의 모방제품 쏟아지고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공급과잉과 마진 축소, 제품 모방과 기술 유출이 반복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기술진화와 속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IT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김영식 대표는 "중국 진출 초기엔 소위 '대박' 수준의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시간이 지나자 제품 출시 한달 만에 우리와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이 빈발했다"면서 "아무도 흉내내지 못하는 제품, 경쟁업체가 모방할 수 없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회상한다.

코리아정보통신은 사내연구소에 6명의 연구원을 두고 자체 R&D를 수행할 뿐 아니라, 매주 부서장 회의를 열어 아이디어를 수집한다. 제품이나 기술 아이디어가 채택된 직원에게는 인센티브를 주고, 특허가 나오면 로열티도 지급한다. 이렇듯 '쉼없는 혁신'의 체질을 길러온 코리아정보통신은 독자적인 기술 연구로 미래 먹거리인 신사업 개발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주)코리아정보통신이 개발한 X-터치 제품 시연 장면 (사진 = 코리아정보통신 제공)

 

최근 개발를 마친 전자트레이닝 교구 'X-TOUCH(이하 X-터치)'는 무선주파수 간섭 방지 같은 고난도 기술을 적용해 모방이 쉽지 않다. 5억원의 R&D 자금을 투자해 2년여 만에 개발한 제품으로, LED 불빛을 손으로 터치해 끄는 무선장비다. 민첩성과 순발력·지구력 등을 키우는 운동 교구로 신체발달은 물론 두뇌활동에도 효과가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 설정을 통해 태권도장을 비롯한 각종 체육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고, 특히 유아의 신체 발육 촉진이나 노인들의 치매 예방 및 건강관리에 크게 쓰일 수 있다.

판매 가격이 해외제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제품 사용과 AS가 편리한 만큼, 국내 소비시장 활성화와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다. 이미 일선 보건소에 노인 건강관리용으로 보급을 시작했다. 후속 연구로 소프트웨어·앱과 연계해 개인의 운동량과 성과를 데이터로 확인하는 기능을 추가하면 전문 체육인 훈련용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웨어러블 밴드 터치' 제품도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손목에 밴드를 차기만 하면 멀리 떨어져 있는 대형 모니터에 원격으로 글씨를 쓰거나 작동시킬 수 있는 차세대 터치 기술이다. 고비용 문제로 학교 교실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자칠판을 불과 1/5 수준의 가격으로 대체해 '분필 없는 교실'을 앞당길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며 손을 대지 않고도 모니터를 작동하거나 언어장애인이 수화 대신 의사표현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도 전환이 가능하다. 기술 개발 수준에 따라 손가락으로 직접 눌러야 하는 기존의 터치 시장을 완전히 새로운 시장으로 바꿀 것이란 기대다.

(주)코리아정보통신이 생산하는 다양한 제품군들 (사진 = 강동수 기자)

 

◇ 모니터 전문업체에서 종합 컴퓨터 장비업체로.. 대도약을 예고하다

코리아정보통신은 부산의 몇안되는 하드웨어 분야 IT기업 중 하나지만, 원천 기술에서 부품과 소재· 완제품 생산능력까지 모두 갖춘 손에 꼽히는 기업이다. 자체 브랜드 제품이든 OEM 제품이든 자유자재로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은둔해왔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회사를 키울 겁니다" 김영식 대표의 호기 어린 말은 코리아정보통신의 향후 행보가 심상치 않음을 예견한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산업용 모니터에 한정했던 주력 제품을 상업용 디스플레이 장비와 일체형PC, 컴퓨터 부품, 가상현실(VR) 모니터 등으로 전방위 확대하고 있다. 업계 인지도와 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공공기관 납품 분야인 조달시장 진출도 올해부터 시동을 건다.

코리아정보통신은 한발 더 나아가 대형 인터넷 유통망에 의지하지 않고 '제조업 쇼핑몰' 운영이라는 승부수도 내놨다. 지난해 처음 만든 자체 쇼핑몰은 현재 회원수가 1,100여 명 수준에 그치지만 수년 내에 10만명 규모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인터넷 쇼핑몰에 주는 수수료로 만큼 제품 가격을 낮춰 고객에게 직접 혜택으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충성고객을 키울 계획이다.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쏟아내는 광범위한 제품군들이 충성고객을 갖춘 직접 판매망으로 쏟아진다면 한정된 내수 시장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판매를 본격화한 X-터치는 제품 완성도를 높여 해외수출을 본격화할 예정이고, 내년에 출시하는 웨어러블 밴드 터치도 시장 선점과 업계 판도 변화를 불러올 비장의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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