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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지키는 착한 기술, 친환경 폐수 정화 전문기업 비알테크놀로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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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술창업 기업14]

부산CBS는 부산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는 요즘, 기술창업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유망 기업에서 부산경제의 비전을 찾는 연속보도를 마련하고 있다. 오늘은 축산분뇨를 비롯한 유기성 오·폐수를 친환경적으로 정화해, 자원으로 재사용하며 수질 정화의 새길을 열고 있는 기업을 소개한다.[편집자주]

(주)비알테크놀로지의 친환경 폐수정화 플랜트 설치 현장 (사진 = 비알테크놀로지 홈페이지 사진 캡쳐)

 


◇ 유용미생물로 실현해낸 100% 친환경 오·폐수 정화 기술, 비알테크놀로지(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자리잡은 비알(BR)테크놀로지는 오·폐수 정화 전문 기업이다. 회사명인 'Bioremediation Recycling Technology'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회사는 순수 생물학적 공법만을 사용해 오·폐수를 정화, 재사용하는 기술을 추구한다.

동물과 사람의 분뇨, 식품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등 생명체가 만들어내는 이른바 '유기성 오·폐수'를 효모균이나 광합성 세균과 같은 유용미생물(EM)을 활용해 정화하는 플랜트를 설계하고 보급한다.

국내에도 유기성 오·폐수를 정화하는 업체들은 많지만 비알테크놀로지는 특별하다. 폐수 정화 공정을 100% 생물학적 공법으로만 진행하고, 최종 정화된 물은 방류하지 않고 중수도나 천연 액체비료로 재사용하는 원칙을 고수한다. 대부분 업체들이 전체 수질 정화 과정의 절반 정도만 생물학적 공정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화학약품과 필터 등으로 인공적으로 처리한 뒤 처리수를 방류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비알테크놀로지 송현주 대표는 "약품이나 필터를 이용해 기계적·화학적으로 정화한 처리수를 자연으로 내보내면 주변의 강과 하천들을 산화시키기 때문에 결국은 자연을 망치게 된다"며 100% 친환경 정화공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명체가 만들어낸 오염물은 자연 스스로 정화해낼 수 있고, 재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송 대표의 오랜 소신이자 연구를 통해 일궈낸 기술이다. 실제 비알테크놀로지는 축산분뇨와 같은 고농도 오·폐수를 생물학적 공법만으로 순수한 물로 복원해 자연에 이로운 용수로 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의 바이오정화기술(Bioremediation)의 정화원리보다 짧은 체류기간으로 오염수를 친환경적이면서도 신속하고 안전하게 처리해 자연으로 환원한다. 이같은 최첨단 생물학적 공법은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들이 갖지 못한 비알테크놀로지만의 차별성이다.

비알테크놀로지는 2016년 부산시 우수창업기업, 2017년 부산시대표창업기업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대상 친환경기술제조분야 최우수, 산업통상자원부 녹색기술 인증 등으로 유기성 폐수 정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비알테크놀로지의 폐수 정화시설 (사진 = 비알테크놀로지 제공)

 

◇ 맑은 물을 지키는 비결, '화학처리·방류' 아닌 자연 정화와 재사용이 유일한 해법

미국에서 생리학을 전공한 송현주 대표는 선진국과 같은 친환경적인 오폐수 정화 사업을 꿈꾸며 관련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첫 시도는 회사의 부도로 3년여 만에 처참한 실패로 끝맺었다. 2012년 폐수 해양투기가 금지되면서 육상에서 미생물을 이용한 폐수 처리방법이 각광을 받던 때여서 자연친화적 기술로 승부하겠다던 꿈이 실현 가능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시대를 너무 앞선 것이었다.

환경에 대한 국내시장의 인식은 아직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미생물 처리공법은 전체 정화 공정 가운데 일부 '보여주기식'으로만 활용될 뿐 100% 자연친화적인 기술과는 거리가 멀었다. 폐수를 원래의 맑은 물 상태로 복원하는 근본 해법을 찾으려하기보다 기계처리와 화학처리로 '빨리빨리' 배출 가능한 수준으로 바꾸고, 지속적인 수익을 남기는 데 안주했다.

하지만, 실패의 과정에서도 결실은 있었다. 미생물을 활용해 축산폐수를 95% 수준까지 정화하는 기술은 고난의 과정에서 완성됐다. 2013년 비알테크놀로지를 설립해 재도전에 나선 송대표는 '유용미생물 영구배양공법을 이용한 초고속 오·폐수 정화처리 및 재이용 시스템'을 완성했다.

비알테크놀로지가 구축하는 폐수정화 플랜트는 원심분리기를 비롯한 고가의 기계장비를 설치하거나 정기적으로 비싼 화학약품을 구입해 사용할 필요가 없다. 오염물질 내에서 장기간 생존하기 힘든 유용미생물(EM)마저 영구배양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비알테크놀로지가 설계한 폐수정화플랜트는 오염물질 속에 미생물이 지속적으로 생존하면서 오염물질을 자연에 이로운 물질로 만들거나 완전히 제거한다. EM을 별도로 배양해 주기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폐수 정화 공정의 고비용 문제와 관리상 어려움도 해소했다.

비알테크놀로지의 생물학적 폐수 정화 공법 개요 (사진 = 비알테크놀로지 제공)

 


"우리는 크게 (수익)욕심이 없어요. 필요한 것은 적정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사용하든지 유지관리를 본인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하고, 고장이 났을때 멀리서 전문가가 달려올 필요 없이 누구든지 쉽게 고쳐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연의 정화법칙 외에 현재로선 유기성 폐수를 완전하게 처리할 방법은 없다.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또다른 오염물질을 사용하고, 소독약품과 화학약품· 의학약품 등 각종 생태독성물질로 인해 자연은 점점 변질돼 가고 있다.

"분뇨량을 줄이기 위해 끓이고 짜고 필터와 약품으로 처리하기에는 장기적으로 비용이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악순환으로 탈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송 대표는 더 늦기 전에 자연의 법칙을 활용하는 것만이 근본 해법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 생명체가 만드는 모든 오폐수를 정화하다

비알테크놀로지는 축산농장 폐수와 동물분뇨에서부터 사람분뇨와 생활하수, 식품가공폐수, 산업단지 폐수 등 생명체가 있는 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유기성 폐수를 친환경적으로 정화한다. 폐수를 재사용하는데 최대 걸림돌인 악취 문제도 순수 미생물 반응만으로 99% 제거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미생물 정화 공정을 거친 폐수는 악취물질을 비롯한 오염물을 분해하고 병원균을 제거해 환경에 이로운 물로 새롭게 태어난다.정화한 물은 조경용수나 세척용수, 수경재배용수, 화훼단지 용수를 비롯, 생활 중수도로 재사용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친환경 액체비료로 논밭에서 쓰거나 토양복원에도 활용할 수 있다.

"멀리 갈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처럼 비알테크놀로지의 미생물 정화 공법은 화학처리보다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이고 관리상 어려움도 해소해 매우 경제적이다. 무엇보다 화학약품으로 만든 '눈으로 보기에만 깨끗한 물'이 아닌 실제 재사용이 가능한 살아있는 물로 복원시킨다.

이같은 비알테크놀로지의 소신과 기술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연구기관과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무균돼지 연구회사의 정화처리시스템을 수주하는가 하면, 국립공원 바이오 무방류 화장실 설치, 경기도 공동자원화 시설 내 친환경 순수생물학적 농업용 액체비료용수 생산시스템 설계·시공, 국가식품클러스터 유기성폐기물 바이오가스화 설계 컨설팅 등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비알테크놀로지의 친환경 스마트 화장실 (사진 = 비알테크놀로지 제공)

 

비알테크놀로지는 호주 최대 이동식 화장실 제조업체와의 협력사업으로 친환경 화장실도 국내에 도입했다. 캠핑장과 공원·체험농장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물탱크와 정화조가 일체형으로 제조돼 있고 초절수 무동력의 특징을 갖고 있다. 적은 량의 물로 변기세척은 물론 손 세정까지 무려 1000회 이상 사용 가능한 영리한 제품이다.

비알테크노로지의 순수 기술로 부산 금정구 윤산공원, 삼락생태공원, 해운대 등에 설치한 친환경 스마트 화장실도 주목할만하다. 자체 정화처리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분뇨를 별도로 처리할 필요 없이 영구적으로 물을 정화해 재사용함으로써 수자원 절약과 보호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이른바 '포세식'으로 계면활성제를 넣어 일시적으로 냄새만 없앨뿐, 향후 정화가 어려운 폐수를 양산하는 상당수 이동식 화장실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 산업현장, 펜션, 글램핑장, 농막, 체험농장, 낚시터, 체육시설, 각종 축제이벤트 현장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비알테크놀로지의 친환경 이동식 화장실 기술은 아프리카와 같이 화장실과 식수 공간이 분리되지 않고, 심각한 수자원 부족과 수질오염을 겪고 있는 곳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도 기대된다.

비알테크놀로지의 유기성 폐수 미생물 정화 공정 진행 모습 (사진 = 비알테크놀로지 제공)

 


◇ 수질 정화에서 친환경 액체비료 전문 기업으로 진화를 꿈꾸다

비알테크놀로지가 정화하는 유기성 오·폐수는 친환경 액체비료로 활용가능하지만, 현재로선 이에 대한 기술이 부족한 데다 수요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는 단순히 폐수 정화기술 제공에 그치지 않고 처리수를 직접 취급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축산농가에서는 강화된 환경규제로 골머리를 앓을 뿐만 아니라, 처리수의 상당량은 마땅한 재사용처를 찾지 못해 분뇨 처리업체에 비용을 들여 수거해가도록 하고 있다. 넘쳐나는 폐수와 제대로 정화 되지 않은 액체비료는 농가 주변 악취 민원의 주범이 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비알테크놀로지는 축산분뇨에서 비알의 기술로 만들어낸 친환경 액체비료의 유용성을 알리고 직거래 체계를 만들어 농업시장 등에서 믿을 수 있는 친환경 액체비료 사용이 확산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통해 실수요자의 만족도와 수익을 높여 친환경 폐수 정화와 농축산업의 선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 연구소를 설립해 축산분뇨의 최종 처리수를 활용할 다양한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골프장 잔디 재배에 투입되는 막대한 양의 액체비료를 대체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는 사전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양산화 과정을 검토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좋은 목초를 기르는 비료로 사용, 기존 가축사료인 옥수수 사료를 대체 해 사람 건강에 유익한 축산이 이뤄지도록 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비닐하우스나 수경재배용으로 물과 비료가 혼합된 친환경 처리수의 반영구적 제공 방안, 스마트팜 확산 사업도 준비한다. 이는 농축산업의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한발 더 나아가 풀과 물이 부족해지는 사막화를 막고 미래 식량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 될 것이다.

비알테크놀로지는 축산산업이 발달한 호주와 말레이시아에 해외지사를 설립,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자연을 지키는 착한 기업의 성장이 주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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