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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독학할 수 있어야…" 수험서 '국어의 기술' 탄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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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수험서 '국어의 기술' 저자 이해황 작가. (사진=송호재 기자)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수험생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나 혼자 공부할 수 있는 강의식 교재를 만들어 100만 부 이상 판매한 작가가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수험서 '국어의 기술' 시리즈를 지은 이해황 작가를 만나 이 독특한 수험서가 탄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려운 시절 혼자 공부하며 발견한 원리를 모아 책을 만들었는데, 그때는 이렇게 작가가 될 줄은 생각도 못했지요."

2007년 '언어의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판된 수험서 '국어의 기술'. 문제 풀이를 반복하는 기존 수험서와 달리 보편적인 원리와 출제 패턴, 이해력을 돕기 위한 예화 등을 마치 강의하듯 구어체로 설명했다. 특히 별도의 강의를 듣지 않고 수험서만으로도 독학이 가능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독특한 수험서를 만든 작가 이해황씨는 수험생 시절 형편이 어려워 과외는 물론 제대로 된 강의도 듣지 못한 채 오로지 혼자 공부해 3년 만에 대학에 들어갔다. 어렵게 대학에 들어간 이 작가는 본인처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비싼 돈을 주고 강의나 수업을 듣지 않아도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과외나 강의는 꿈도 꿀 수 없었고, 집에서 오로지 책만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저는 그게 안타까웠고, 수험생들이 비싼 강의를 듣지 않아도 누구나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강의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 심지어 잡담까지 책에 모두 담았습니다."

이 작가는 혼자 공부하며 정리해 둔 각종 원리와 공부법, 출제 패턴 등을 모아 대학교 1학년 때 책을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며 수험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책은 결국 몇년 만에 100만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됐고 입시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책을 들고 여러 출판사를 전전했지만 경력도 없는 비전공 대학생이 쓴 국어 교재를 출판하겠다는 회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결국 혼자 30부, 50부 책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입소문을 타더니 1년 반만에 1만 5천부가 팔렸고 그제서야 출판사한 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수험서를 출판하는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경력도 없는 비전공 대학생이 쓴 책에 관심을 두는 출판사도 없었고 특히 기존 유명 강사나 출판 업계에서는 반발과 폄하가 끊이지 않았다.

"책이 처음 나온 뒤 1~2년 동안 살면서 받을 수 있는 비난은 다 받은 것 같습니다. 어떤 강사분은 공개적으로 제 험담을 하고 다녔고 심지어 작가가 글을 쓸 능력이 없어 출판사 편집부에서 책을 대신 썼다는 소문까지 돌았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요. 하지만 불과 몇년 만에 이 같은 비판은 꼬리를 감췄습니다."

물리치료학 대신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선 이 작가는 이후 활발한 저술 활동과 함께 매년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기부와 강연도 이어가고 있다.

"힘들었던 수험생 시절, 한 출판사에서 특별히 수험서 교정 알바를 맡겨주셨습니다. 용돈도 벌고 공부에 필요한 서적도 받을 수 있었지요. 아마 그 때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빚을 갚는다는 의미에서 학생들을 위한 강연과 기부 활동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이 작가는 수험서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실생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국어 교재를 만든 경험과 철학을 바탕으로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출판했다. 또 업무나 실생활의 편의를 줄 수 있는 기술 서적도 준비하고 있다. 기부를 포함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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