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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갈이, 보고서 표절 의혹까지"부산발전연구원 해외출장 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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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수행 때 동일장소 반복 출장
과제 수행 프로세스 상관없이 하반기 출장 집중
일부 연구위원 해외출장보고서, 표절률 37% 달해

 

부산의 싱크탱크인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들이 연구 일정과 상관없이 하반기에 집중해 특정 국가에 중복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일부 해외출장 사후 보고서의 표절률은 37%에 달해 연구 능력에 의심이 제기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 출장 가고도 결과 보고서 미제출 수두룩

부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노기섭 의원이 부산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인 부산발전연구원(이하 부발연)으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발연이 2012년부터 5년간 평균 출장은 397건. 이 가운데 해외 출장은 평균 20건에 달한다.

2013년의 경우 총 국내 출장이 449건이나 이뤄졌지만 출장 결과 보고서를 내지 않은 건수가 107건에 이르렀다.

2012년에도 해외 출장 30건 가운데 2건에 대한 결과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았고, 국내 역시 보고서 미제출 건수가 56건이었다.

해외 출장의 경우 과제가 시작하는 시점이 아닌 후반부에 이뤄졌다. 시점도 여름철 전후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집중됐다.

◇ 같은 해외 지역 반복해서 출장, 다른 연구비 집행으로 같은 보고서 제출

A 연구원의 경우 2016년 6월 6일부터 6일간 '부산해양경제특별구역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과제로 동행자 1명과 싱가포르로 출장을 다녀왔는데 다음해 9월 10일 똑같은 과제로 또다른 동행과 같은 장소로 중복 출장을 갔다.

해당과제는 2016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행하는 과제로 깊이있는 연구를 위해 해외 다른 지역을 다녀오는 것이 맞다고 노 의원은 주장했다.

B 연구원은 2016년 11월 9일부터 19일까지 11일간 '2015년 연구실적 우수직원 해외단기연수'에 뽑혀 폴란드, 체코,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등으로 출장에 나섰다.

이 기간 같은 장소, 일정으로 또다른 C 연구원 등 2명은 '피란수도 건축문화자산 세계문화유산 잠정등재를 위한 가치발굴 연구'를 주제로 함께 해외 출장을 갔다.

하지만 이들이 제출한 연구보고서는 표지만 다르고 내용은 똑같은 이른바 '표지갈이'였다고 노 의원은 지적했다.

40페이지 분량의 출장 보고서 분석 내용도 '부산의 실정에 맞는 체계적 자료 수집, 전문 가이드 육성, 원도심 가이드 지도 작성, 테마거리 개발' 등 일반적인 제언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B 연구원은 "부산발전연구원에서 신설된 우수직원 해외 단기 연수에 첫 당사자로 뽑혔다. 당시 출장은 일종의 '포상'개념으로 다른 휴양지를 갈 수 있었지만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공동 연구를 하기 위해 같이 해외 출장에 나선것"이라며 "연구주제는 동일하지만 예산 집행 범주가 달라 같은 내용을 따로 제출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 해외출장 보고서 표절률 37% 사례도

앞서 부산발전연구원이 원도심 통합관련 용역 보고서를 다른 지역 연구원 보고서를 표절해 연구 능력에 의심을 사는 등 논란이 인 가운데 해외연구 출장 결과 보고서 표절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기섭 의원이 부발연 연구위원들의 해외출장 보고서를 부산대에 표절검사를 의뢰한 결과 D연구원 등 2명이 2017년 상반기에 쓴 '전국 시도연구원 협의회 해외연수 결과 보고서'의 표절률은 36%였다.

이 보고서의 전체문장은 224개 인데 똑같은 문장은 50개, 의심문장은 64개에 달했다.

표절률은 다른 문서와의 유사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다른 문서와 같거나 비슷한 표현이 많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된 법적인 기준이 없지만 통상적으로 논문의 경우 표절률 10% 이상은 표절로 간주한다.

특히, 이들이 제출한 보고서는 다른 기관 소속 연구원이 개인 블로그에 올린 '4차 산업혁명'관련 글에서 대부분 발췌해 짜깁기했다. 일부 문장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았다.

또, E 연구원 등 2명이 지난 4월 8일부터 열흘간 뉴질랜드, 호주를 다녀와 제출한 '2018년 전국시도연구원협의회 상반기 해외연수 출장결과 보고서'는 KOTRA에 올라온 뉴질랜드 국가정보, 현지 뉴스 등에서 문장을 그대로 옮겨와 표절률이 37%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 역시 전체 문장 317개 가운데 동일문장은 84개, 의심문장은 61개였다.

일부 문장은 한 포털 블로그 '해외 부동산 투자' 부분에서 그대로 옮겨 쓴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의회 노기섭 운영위원장은 "부산의 현안을 진단하고 정확한 연구를 해야 할 싱크탱크인 부산발전연구원에 투입되는 한해 시민 혈세만 110억원에 달한다"며 "연구과제 수행을 위한 더 엄격한 해외출장 규정과 사후 보고서 표절 시비, 양질적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하는 등 자정 노력에 나서 연구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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