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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7>통일의 문 부산이 연다…새터민 불안감도 끌어안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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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들 상당수가 남북 화해 분위기에 '회의적', '불안감'
일방향적 인식 개선사업은 한계, 인식전환은 모두의 과제
우리 삶 속에서 동질감 느껴야 불안이 기대로 바뀌어

부산CBS는 남북화해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이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북교류 실태와 그 전망에 대해 알아보는 <통일의 문,="" 부산이="" 연다=""> 신년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마지막 순서로 북한이탈주민(새터민)이 바라보는 남북 화해 무드와 그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짚어봤다.

◇"남북 대화에 북한이탈주민은 없다…불안감 느껴"

지난해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은 순간.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벅찬 감동과 희망을 체험했다.

이 같은 마음은 철책 너머에 고향을 두고 남한으로 넘어온 북한이탈주민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지 11년 된 김모(45)씨는 "북한의 통치자가 남한에 온다는 것 자체가 정말 역사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져 가족들에게 마음 놓고 돈도 보낼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대다수 북한이탈주민들은 현재의 남북 화해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았다.

(자료사진)

 

납북한 대화의 장에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 있어 자신들이 만들어 낸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남한으로 온 지 7년이 지난 이모(44)씨는 "주위에서 모두 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긴가민가하다"며 "우리를 북한으로 다시 돌려 보내지나 않을 까 하는 걱정까지 한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북한에서 나올 때 겪었던 고초를 생각하면 지금 눈으로 보는 평화와 화해가 그대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그동안 뉴스를 봐도 탈북민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도 없지 않았냐?"고 되물었다.

◇"일방향적 인식 개선 교육은 한계, 교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줘야"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우려는 남한으로 온 뒤에도 아직 그들의 영역 안에서 현재의 상황을 바라 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리 안에서부터 북한이탈주민들의 고민을 나누고 그들의 눈높이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YWCA새터민지원센터 최수정 간사는 "통일에 대해서 교육도 많이 하고 사회적 대화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만을 위한 교육이 대다수다"며 "남한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북한이탈주민들만의 커뮤니티 속에서 우려와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탈주민들을 우리와 같은 정서와 눈높이로 사회를 바라보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교육을 통해서 이뤄지는 동질감이 아니라 서로 교감하며 느낄 수 있는 정서적 동질감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른바 주민통합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 사회로 적응하는 것을 돕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새터민을 중심으로 지원되고 있어 이 역시 그들의 영역 안에서 남한을 바라봐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강동완 교수는 "탈북민들을 우리 사회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들의 인식 전환과 동시에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하지만, 예산을 편성 등의 과정에서 탈북민을 위한 예산과 사업이라는 틀에 얽매여 함께 할 수 있는 영업을 없애거나 축소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자료사진)

 


◇ 부산시 '한지붕 한마음 사업', 지자체 단위의 양방향 인식개선 사업 주목

이런 가운데 부산시가 지난 2015년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하고 있는 '한지붕 한마음 사업'이 이 같은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부산으로 부산에 갓 전입한 북한이탈주민이 공무원 가정에서 1박 2일동안 함께 지내며 적응을 돕는 것이다.

현재까지 300여 명 정도가 이 사업에 참여했는데, 강당에서 진행되는 정신교육 등에 비해 북한이탈주민의 정서적 정착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청 담당자인 강정순 주무관은 "사업 참여를 꺼려하던 탈북민들도 하루동안 지내고 나면 마음을 연다"며 "초기에 사업에 참여했던 탈북민들이 지금까지 서로 연락을 하며 안부를 묻고 도움을 주고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에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은 전체의 3.3% 가량인 1천여명 남짓이다.

부산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 같은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북한이탈주민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교류 사업이 지자체 단위에서도 확산된다면 현재 그들이 느끼는 불안감 역시 다함께 나눠야할 고민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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