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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명 안과 보험사기 수사, 경찰 출신 변호사 선임 뒤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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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경찰서. (자료사진)

 

수십억원 대 보험 사기 혐의를 받는 부산의 한 유명 안과 병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최근 몇 달 사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피해를 본 보험 업계에서는 경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가 선임된 이후 수사의 맥이 끊겼다는 미심쩍은 시선이 일고 있다.[10.1 부산CBS노컷뉴스='수십억대 보험사기 정황' 경찰, 부산 유명 안과 수사]

부산 영도경찰서가 부산 A안과 병원과 관련한 보험사기 의혹을 입수한 건 지난해 11월.

경찰은 곧바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A안과에서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이어, 여러 보험사로부터 실제로 보험금이 부당하게 청구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이 이 과정에서 확인한 피해금은 100억원에 육박하고, 범행에 관련된 이들만 병원 관계자와 보험설계사, 환자 등 무려 600여명에 달했다.

올해 초까지 수사가 급물살을 타며 대형 보험사기 행각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건 시간 문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 6월 A안과 측이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A안과가 선임한 변호사는 부산지방경찰청장까지 지낸 전직 경찰 최고위 간부 B씨.

병원 측은 B씨의 자문을 얻어 경찰의 출석 요구를 수차례 연기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수개월 동안 A안과 측의 출석만을 기다리면서 수사는 더디게 진행됐다.

애초 수사 대상도 최소 수백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1년 가까이 수사한 결과 현재까지 입건한 피해자는 20여명 남짓에 불과하다.

피해자인 보험업계에서는 사실관계가 명확한 상황에서도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오히려 병원 측 시간만 벌어주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한 보험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수사가 속도를 내며 피해 사실과 규모까지 확인했지만, 경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가 선임된 뒤 몇 달 동안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피해를 본 보험사 입장에서는 답답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변호사가 최고위 경찰 간부 출신이다 보니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사건이 축소되거나 최소한 수사가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변호사가 출석을 연기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며, 각종 의혹은 근거 없는 '흠집 내기'라고 일축했다.

또 조사 대상이 많고 병원 측이 출석을 연기하면서 기간이 다소 길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는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부산 영도경찰서 관계자는 "변호사가 출석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의뢰인을 보호하기 위한 일반적인 행동이다. 문제 될 것 없다"라며 "경찰 간부 출신 변호사라고 해서 수사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근거 없이 의혹만 제기하는 것은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수사 비협조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해당 안과 측에 수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을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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